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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5 시의 감상

 

 


 

 

나는 장미를 좋아한다. 그 풍부한 잎과 짙은 정열의, 하지만 부드러운 붉은색 잎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더욱 단단해지는 듯하다.

 

근데 장미의 가시는?

 

마치 장미의 붉은 색이 가시에 의해 찔려서 나온 피에 하얀 잎이 적신 듯한 그 느낌

 

누군가가 나에게 "장미를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연히 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나에게 다시 이렇게 물어본다면, "그럼 장미의 가시는 좋아하시나요?" 나는 생각에 잠길 것 같다.

 

가시란 무언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어쩌면 가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시간이 별로 없이 

 

겉으로 또는 어릴 적 가시에 한 번씩 아픔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이지 아닐까?

 

그러나 이 시를 읽으면서, 가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장미, 그 아름다움을 피우기 위해선 가시를 동반한다. 

 

그렇다면 가시는 좋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표시인가?

 

 


 

본문

 

요즘 생각하는 여러 생각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관점은 다면의 세계라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흑과 백을 나누고, 회색에 대해 또는 백과 흑의 사이에 있는 수많은 범위의 색을

 

살펴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생물학적으로도 '선입견'이나 '이분법적사고'가 우리의 에너지를 더욱

 

보존시켜주며 우선 그럴 여유가 없거나, 귀찮거나, 명확한 자신의 기조가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린 그렇게

 

살아왔을 수도 있다. 정답을 중요시하는, 틀림과 정답을 꼭 알아야 하는 그런 사회속에서 정답과 틀림을 정의하기에

 

너무나도 허술하고 불완전한 우리가 내리는 정답과 틀림의 엄청난 간극 속에 발생하는 악순환이 우리를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수만 가지의 사물과 사상, 생각, 이해관계가 존재하며 우린 그것들과 상호작용으로

살아간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정의가 우리를 필연적으로 그것들과 관계를 가지며 살아간다는 것을 함축해서 말해준다.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이 정의에서 우리가 '나'로서 잘 살아가고, 우리가 '우리'로서 잘 살아가는 것은

 

이 영원한 숙제에 대해 인지하며 다양한 것에 대해 천천히 생각하는 여유와, 불편 없이 익숙해지는 것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이제 김승희 시인님의 『장미와 가시』를 읽으며 무언가를 이해하고 생각하며 평가를 할 때

그 의미를 다양하게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모든 저작권은 김승희시인님께 있습니다.

 


 

『장미와 가시』

김승희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꽃이 피어난다 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오.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투성이를 지나

 

장미꽃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

 


 

가시가 가득한 아직 피지 않은 장미를 보며

가시만 보이는가, 보이지 않은 장미의 향기가 보이는가

 

 

그대여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

 

 

 삶에서 가시를 만졌다면,

 

아직 풍성하고 아름다운 장미꽃을 피지 못했다면,

 

이제 우린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그러니 그대 말해주오.

 

그대의 삶은 장미와 가시인가?

 

 

좋은 시를 만들어주신 김승희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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