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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일상의 대화

 

가끔씩 살다보면 전혀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떤 관계가 있다고 느껴질 때,

머리속의 잠자고 있던 전구는 켜진다.

 

지금으로부터 약 2200년 전에 살았던 아르키메데스가 외쳤던 '유레카'의 감정을 잠시나마 공유할 때 즈음

세상의 진리를 느낀 것처럼 온 몸이 짜릿하다. 마치 내 몸이 전도체가 된 것처럼

 

인문학을 좋아하고, 과학을 사랑하는 나는 이 두가지에서 나오는 연관성을 느낄 때가 있다.

가령 어떤 인문사회학적 행태가 과학적인 근거에서 나온 것을 볼때면,

작은 나와 광활한 자연이 이어져 있다는 느낌까지 받는다. 그때 나는 안다는 것에 대해 감사를 느낀다.

 

이 시를 볼 때도 그러했다.

[도깨비]라는 드라마에서 이 시가 등장하는데,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보며 시를 읊는다.

 

한 번 장면을 감상하면서 시와 드라마 장면의 감정을 느껴보자.


드라마 "도깨비" 中 , 김인육 시인님 -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김인육,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저 작은 소녀의 부피는 작지만 나에게 있어 그 무게감은 크다.

무게감이 크면 잡아내는 힘도 크다. 저 아름답고 어여쁜 소녀가 지구보다 더 큰 무게감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중력에 이끌려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진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 사랑이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시인가

사랑하는 이와 그녀에 대한 내 감정을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내 머리와 전신이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아찔해진다. 

 

문학의 아름다움과 과학의 설득력이 만났을 때, 더 큰 감정의 파동을 일으킨다.

 

 

 

이렇게 좋은 시를 만들어주신 김인육 시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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