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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 시의 감상
서문
어느 덧, 9월이 시작되었다. 바람은 차가움을 업고 무거워졌다.
코로나와 함께 시작한 2020년, 좋은 일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사그라들겠지, 사그라들겠지, 하면서도 여기까지 왔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참 아픔이 가득했던 9월의 전
힘들었지만, 우리 모두 다시 힘냈으면
이 길에서도 무언가를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했으면
본문
당신이 싫은 적이 있었나요?
"당신의 존재를 후회한 적이 있습니까?"
어쩌면 한 번도, 아니면 한 번 또는 그 이상, 살면서 이 말을 마음속으로 주고받은 적이 있었나?
나는 한 번 있다.
20대 초에 내 모습의 반대를 동경하던 적이 있었다.
20년의 내 모습을 버리고, 그 이상을 닮도록 애쓰고 있었다.
어느 날, 어두운 저녁에 마음이 잘 맞는 친구 몇몇과 술 한잔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내 이런 저런 모습이 너무 싫어. 왜 이럴까? 바뀌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어지지 않아."
그 말을 들은 어떤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왜 바꾸려고 하는데? 나는 너의 그런 모습이 좋아서 너랑 함께 하는거야."
처음 들은 그 소리.
'나의 그런 모습이 좋아서 나와 함께한다....'
얼마 살진 않았지만, 수없이 많은 생각을 했던 그때, 내 불안한 마음을 한 번에 잡아준 그 한마디 말
그 말을 수없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왜 나를 싫어하나'
'나는 온전히 나의 모습을 느끼고 생각한 적이 있나? 마치 가까이 있는 가족에게 표현도 잘 못하고, 얼마나 정성스럽게 나를 사랑해주는지도 생각하지 않았던 그 당연한 태도처럼'
'그런데 왜 나는 나의 좋은 점은 봐주지 않았지?'
'남은 나의 좋은 점을 봐주는데, 정작 내가 나의 좋은 점에는 눈을 가리고 어두움만을 보고 있었구나.'
...
....
.....
'나를 사랑하지 않았구나.'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었구나...'
'아니, 나는 나를 사랑하려고 하지도 않았었구나.'
나를 사랑하는 것, 어쩌면 어색하고 낯설음이 먼저 다가올 수 있다. 또는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생각치도 못 할 수 있다.
나를 사랑하는 것, 시작은 내 밝은 면을 보는 것이다.
세상의 하나뿐인 나, 아름답게 세상에 피어난 나라는 사람의 작을수도 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밝은 빛
그 빛을 찾으면 찾을수록 수평선 끝에서 올라오는 해처럼 당신은 점점 밝아질 것이다.
심연의 은하계를 따스한 빛으로 밝게 해주는 저 태양과 같이
이제 나태주시인님의 『길』이라는 시를 읽으며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아름다운 모습을 생각해보자.
『 길 』
박노해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그대는 충분히 고통받아 왔고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잃지 마라
믿음을 잃지 마라
걸어라
너만의 길로 걸어가라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지금까지
수만리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자신을 후회하는가?
자신의 길을 후회하는가?
그 길,
아픔이 있었고 행복도 있었지
길을 걸어라
자신의 길을 걸어라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당신이 남긴 아름다운 이 길
후회하지 말고
자신을 잃지도 말고
심지어 두려워도 말라
세상의 하나뿐인 당신의
아름다운 길을 걸어라
좋은 시를 만들어주신 박노해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