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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 시의 감상
서문
유월의 시원한 계곡물과 같이
구월의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른 하늘과 같이
십이월 차디찬 첫눈 위로 비추는 조명과 같이
내 마음, 흐르는 강물과도 같기를 바란다.
본문
나의 마음은 연약하다.
공기가 바뀌고, 계절이 바뀔 때면
내 마음은 그 작은 흐름에도 흔들린다.
세상을 살다보면, 공기와 계절보다도 내 살갗으로 닿는 많은 것들이 나의 마음을 뒤흔들리게 한다.
그 속에서 내 마음은 공기와 계절의 작은 흐름을 느낄 틈도 없이 뒤흔들려
아픔이 생기고
오기가 생기며
분노가 생긴다.
그런데 그 상황은 안타깝게도 고독하고 외로울 때 나에게 더욱 찾아온다.
벗어나고 싶다.
날아가고 싶다.
잠잠해지고 싶다.
그러나, 이 또한 나인 것을 벗어나고 싶다고, 날아가고 싶다고, 잠잠해지고 싶다고 내가 나를 벗어날 수 있을까?
그때, 이 시를 보았다.
김재진 시인의 『섬』
내 마음, 고요한 강물같이 내 안의 요동 치는 파도와 용암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면서도...
『섬』
김재진
내 안의 어둠이 내 밖의 사랑과 만나 빛이 되기를
내 안의 파도가 내 밖의 바다와 만나 새가 되기를
내 안의 분노가 내 밖의 거룩함과 만나 용서가 되기를
내가 뭔가를 간절히 원하며 기도할 때마다
갈망하는 그 마음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내가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은 그 순간마다
아픔으로부터 많은 것 배우게 하소서.
내가 고독함에 시달리는 그 순간마다
묵묵히 외로움 받아들이는 섬으로 있게 하소서.
내 안의 어둠이 내 밖의 사랑과 만나 빛이 되기를
내 안의 파도가 내 밖의 바다와 만나 새가 되기를
내 안의 분노가 내 밖의 거룩함과 만나 용서가 되기를
그리고
그 순간에서도 배울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내 안의 어둠과 파도 분노에서도 느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아니
그 갈망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는 내가 되기를
묵묵히 내 안의 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내가 되기를
좋은 시를 만들어주신 김재진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